#같은_동네_다른_시선
2026년 8월 25일, 가치줍깅 팀이 마지막 팀 활동으로 서울역 옆 동자동의 좁고 경사진 골목을 한 시간 남짓 1.05km 걸으며 184개를 주웠습니다. 골목을 청소하던 어르신과 동네를 떠날 계획을 이야기하던 어르신, 두 분에게 같은 동네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으며 정소율 님은 그 공간에 누가 살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정소율 님이 이튿날 블로그에 남긴 기록입니다.
| 기록한 사람 | 정소율 (따숨이 서포터즈 3차팀 가치줍깅) |
| 활동 | 팀 2차 활동 · 2026. 08. 25. |
| 활동 장소 |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
| 원문 | 네이버 블로그 · 2026. 08. 26. 게시 ↗ |

들어가며
현재 이타서울 따숨이 서포터즈 3기로 활동하며 쪽방 밀집 지역의 쓰레기를 줍고, 수거 결과를 데이터로 기록하는 나눔플로깅에 참여하고 있다.
8월 25일에는 가치줍깅 팀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팀플로깅을 진행했다. 첫 번째 팀플로깅 장소가 종로구 돈의동이었다면, 이번 활동 장소는 서울역 인근의 용산구 동자동이었다.
이번에는 쓰레기를 줍고 수량을 기록하는 것에 더해, 실제로 동자동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했다. 골목을 걸으며 우리가 관찰한 모습과 그곳에서 생활하는 주민이 느끼는 모습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활동 기록
계단과 스프링클러의 골목
📍 오늘의 팀플로깅 장소, 동자동
동자동 쪽방촌은 서울역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큰길에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자 좁고 경사진 길과 작은 주거 공간들이 이어졌다.


사전 조사에서는 경사가 심하고 골목이 좁아 노약자나 장애인의 이동이 어렵고, 오래된 건물이 많아 폭염과 한파에 취약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서울역쪽방상담소와 사랑방 등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복지시설도 골목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골목을 걷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위쪽에서 물을 뿌리고 있는 스프링클러였다. 처음에는 골목의 열기를 낮추거나 먼지를 줄이기 위한 시설이라고 짐작했다. 이후 주민 어르신께 여쭤보니 에어컨이 없는 가구가 많아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밖에서 보기에는 단순한 물줄기였지만, 그 이유를 알고 나니 동자동 주민들이 여름을 견디는 방식과 쪽방의 열악한 냉방 환경을 보여 주는 시설처럼 느껴졌다.
🧤 1시간 동안 골목에서 주운 것들
이번 플로깅에서는 약 1시간 1분 동안 1.05km를 이동하며 총 184개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걸음 수는 약 1,750보였다.
※ 비율 합계가 99.9%인 것은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했기 때문



이번에도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는 담배꽁초였다. 전체 쓰레기 184개 가운데 125개로, 약 67.9%를 차지했다. 골목에서 주운 쓰레기 세 개 중 두 개가 담배꽁초였던 셈이다.
첫 번째 팀플로깅이었던 돈의동에서는 전체 쓰레기 307개 중 담배꽁초가 184개로 59.9%를 차지했다. 이번 동자동에서는 전체 수거량이 184개로 줄었지만, 담배꽁초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았다.
다만 두 활동은 이동 거리와 활동 시간, 골목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수거량만으로 어느 지역이 더 깨끗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두 지역에서 담배꽁초가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은 분명했다.
소각류도 27개로 두 번째로 많이 발견됐다. 음식을 먹고 남은 포장지와 휴지 등 생활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골목 곳곳에 놓여 있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먹고 난 뒤 버려진 쓰레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
같은 동네, 두 어르신의 말
🎤 골목에서 만난 첫 번째 이야기
플로깅을 하던 중 골목을 직접 청소하고 계신 한 어르신을 만났다. 어르신은 사랑방을 이용하고 계셨고, 인터뷰 요청에도 흔쾌히 응해 주셨다.
어르신이 생각하는 동네의 가장 큰 개선점은 역시 쓰레기 문제였다. 골목과 주변에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플로깅을 하며 관찰한 모습과 실제 주민이 느끼는 문제가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골목 위에서 물을 뿌리던 스프링클러의 용도도 이 어르신을 통해 알게 됐다. 에어컨이 없는 가구가 많기 때문에 여름철 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가동한다는 설명이었다.
지역 개발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도 어려움으로 꼽으셨다. 정책 반영이 잘 되지 않는다고...
반면 동네의 좋은 점을 여쭤보자 추석이나 어버이날 같은 행사가 열릴 때 주민들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다고 답하셨다. 골목의 물리적 환경에는 개선할 점이 많지만, 주민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공동체의 모습은 이 지역의 긍정적인 면으로 기억하고 계셨다.

🎤 같은 동네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두 번째로 만난 분은 동자동에 거주하는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남성 어르신이었다. 같은 지역에 살고 있지만 첫 번째 어르신과는 동네를 바라보는 관점이 상당히 달랐다.
거주하면서 좋았던 점을 여쭤보자 특별히 좋은 점은 없다고 답하셨다. 음식을 먹고 난 뒤 쓰레기를 그대로 버리는 경우가 많아 골목의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고, 공기 질도 그렇게 좋지 않다는 점도 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야기하셨다.

주민 관계에 대해서도 서로 돕기보다 각자의 몫을 챙기려 하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서로 뺏으려 드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이웃을 먼저 돕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플로깅 중 어떤 주민이 다른 노인분이 들고 계시던 바나나 하나를 훔쳐 갔다는..
그렇다고 주민 사이에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 농담을 하고 웃으며 지내는 재미로 생활하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지역을 떠날 계획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서 이어지는 주민들의 일상적인 교류를 함께 설명하신 점이 인상적이었다.
복지와 상담 지원에 대해서는 현재의 지원이 주민들의 삶에 실제로 어느 정도의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단순히 기초생활수급과 같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그치기보다, 개인이 기술과 능력을 익히고 일해서 소득을 얻으며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을 해도 수급으로 받는 돈과 큰 차이가 없다면 근로 의욕이 생기기 어렵기 때문에, 자립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여쭤보자, 남을 속이거나 이용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키우고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오랫동안 일을 이어가는 고령자들도 있다며, 젊은 사람들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두 번째 인터뷰에는 어르신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다소 비판적인 평가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근로와 복지 지원의 관계, 주민 간 경쟁과 불신에 대한 말씀은 어르신이 지역에서 생활하며 느낀 개인적인 의견과 경험에 바탕을 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동자동 주민 전체의 모습으로 일반화하기보다는, 이 지역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한 주민이 느끼는 어려움과 문제의식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인터뷰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정리했으며, 개인의 경험과 의견으로 지역 주민 전체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활동 후기
💭 두 사람의 이야기가 함께 보여 준 동자동
두 인터뷰는 같은 지역을 두고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어르신은 주민들이 함께 모이는 행사와 교류를 동네의 좋은 점으로 꼽았다. 다른 어르신은 쓰레기와 공기 질, 주민 갈등, 지원의 실효성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두 이야기에 공통으로 등장한 것도 있었다. 바로 골목의 쓰레기 문제와 주민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더 나아지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플로깅만 했다면 나는 동자동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의 67.9%를 차지한 골목’으로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플로깅만 했다면 나는 동자동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의 67.9%를 차지한 골목’으로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정소율
그러나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 숫자 뒤에는 냉방시설이 부족한 여름을 견디는 사람, 직접 골목을 청소하는 사람, 이웃과 행사를 즐기는 사람, 지역의 변화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다.
환경 문제는 길 위에 버려진 쓰레기의 개수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없었다. 그 공간에서 누가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불편을 느끼고, 어떤 지원과 변화를 필요로 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했다.
마치며
✏️ 마지막 팀플로깅을 마치며
돈의동에서 진행한 첫 번째 팀플로깅은 쓰레기의 수량과 종류를 기록하며 골목의 환경 문제를 데이터로 확인한 활동이었다. 두 번째 팀플로깅에서는 그 기록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더할 수 있었다.
두 번의 활동 모두 담배꽁초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숫자만 보고 끝내지 않고 실제 주민이 골목의 환경을 어떻게 느끼는지 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달랐다. 같은 골목에서도 사람마다 기억하는 장점과 어려움이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번 활동으로 가치줍깅 팀의 팀플로깅은 모두 끝났다. 팀원들과 일정을 정하고, 활동지를 조사하고, 골목을 걸으며 쓰레기를 기록했던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다. 첫 활동 때는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찾는 데 집중했다면, 마지막 팀플로깅에서는 자연스럽게 골목의 시설과 주민들의 생활까지 함께 바라보게 됐다.
이제 남은 필수 활동은 마지막 공식 플로깅 한 번이다. 팀플로깅은 끝났지만, 따숨이 서포터즈로서 직접 걸으며 확인한 환경 문제와 주민들의 이야기는 활동이 끝난 뒤에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마지막 활동이니만큼 우리 가치줍깅 팀끼리 밥 먹고 카페를 갔다. 생각보다 대화가 끊기지 않는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나 빼고 다들 2학년이시다. 선배님들 화이팅!!




- 원문: 정소율 님 네이버 블로그 · 2026. 08. 26. 게시
- 보관: 참여자가 원문을 지우더라도 기록이 남도록 이타서울 홈페이지에 옮겨 둔 글입니다
- 편집: 원문 내용은 모두 옮기고, 소제목·문단 순서·줄바꿈·맞춤법만 정리했습니다
- 같은 활동의 팀 기록: 가치줍깅 활동 일지 「숫자 뒤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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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따숨이 서포터즈 활동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