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플로깅

[따숨이 3차팀] 용산구 동자동에서 진행한 두 번째 데이터 플로깅: 골목과 사람들의 이야기

따숨이 서포터즈 3차팀 김민준 · 2026.08.25

#골목에서_만난_두_분

2026년 8월 25일, 가치줍깅 팀이 낮은 건물 너머로 새 고층 빌딩이 보이는 서울역 옆 동자동 후암로57길에서 빗물받이와 배수로, 실외기 위의 담배꽁초까지 184개를 주웠습니다. 골목을 청소하던 어르신 두 분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김민준 님은 꽁초 하나하나가 놓였던 자리에 이 골목에서 오래 살아온 분들의 하루하루가 있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래는 김민준 님이 9월 2일 블로그에 남긴 기록입니다.

기록한 사람김민준 (따숨이 서포터즈 3차팀 가치줍깅)
활동팀 2차 활동 · 2026. 08. 25.
활동 장소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원문네이버 블로그 · 2026. 09. 02. 게시 ↗
빗물받이의 담배꽁초를 줍는 팀원들

들어가며

2차 플로깅 : 8월 25일, 용산구 동자동

이번 활동 장소는 용산구 동자동, 그중에서도 후암로57길 일대였습니다. 골목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좁고 가파른 계단과 오래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고, 낮게 깔린 건물들 사이로 저 멀리 새로 올라간 고층 빌딩이 대비되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후암로57길 초입, 활동을 시작한 골목
후암로57길 초입, 활동을 시작한 골목
오래된 골목과 저편의 신축 건물이 함께 보이는 풍경
오래된 골목과 저편의 신축 건물이 함께 보이는 풍경

활동 기록

빗물받이와 배수로의 꽁초

🚬 여전히, 빗물받이는 재떨이였습니다

첫 활동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빗물받이 안에는 담배꽁초가 가득했습니다. 노란 안전선 바로 옆, 사람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자리인데도 안을 들여다보니 켜켜이 쌓인 시간이 고스란히 보였습니다.

노란 안전선 바로 옆, 사람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자리인데도 안을 들여다보니 켜켜이 쌓인 시간이 고스란히 보였습니다.— 김민준
노란 선 옆, 담배꽁초로 가득한 빗물받이노란 선 옆, 담배꽁초로 가득한 빗물받이
노란 선 옆, 담배꽁초로 가득한 빗물받이

에어컨 실외기 위, 상자 위 같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누군가 무심코 놓아둔 담배꽁초와 빈 갑들을 발견했습니다.

실외기 위에 놓인 담배꽁초들
실외기 위에 놓인 담배꽁초들

계속 걷다 보니 골목 곳곳의 배수로에도 같은 풍경이 반복됐습니다.

배수로를 채운 담배꽁초배수로를 채운 담배꽁초
배수로를 채운 담배꽁초
배수로를 채운 담배꽁초
배수로를 채운 담배꽁초

인터뷰

골목을 쓸던 두 어르신

💬 골목에서 만난 두 분의 이야기

이번 활동에서 가장 특별했던 건, 골목을 청소하고 계시던 어르신 두 분과 나눈 대화였습니다.

사랑방 회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어르신은 마침 골목을 직접 청소하고 계셨습니다. 골목과 주변에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는 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고, 저희가 궁금했던 골목 스프링클러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가구가 많아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가동하는 거라고요. 지역 내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도 언급하셨지만, 추석이나 어버이날 같은 행사 때 주민들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 즐겁고 그 안에서 교류가 이루어지는 점은 좋다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80대 남성 어르신 한 분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거주하면서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고 하셨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지역 내 쓰레기 문제와 공기 질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주민 간의 크고 작은 갈등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고, 기초생활수급 등 지원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나누셨습니다. 그러면서도 "80세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젊은 세대에게는 일을 포기하기보다 기술을 배우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남을 속이거나 이용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키우며 성실하게 살아가길 바란다는 말씀이 오래 남았습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저희가 주웠던 담배꽁초 하나하나의 자리에 실은 오랜 시간 이 골목에서 살아오신 분들의 하루하루가 있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과 나눈 대화 ⚠얼굴
어르신과 나눈 대화 ⚠얼굴

활동 후기

여인숙 간판과 물안개

🏠 골목이 품고 있는 풍경

동자동 골목을 걷다 보면 '여인숙'이라 적힌 간판들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스프링클러의 물안개가 뿌옇게 퍼지는 모습은, 어르신께서 설명해 주신 대로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는 이 동네의 방식이었습니다.

'여인숙' 간판이 늘어선 골목'여인숙' 간판이 늘어선 골목
'여인숙' 간판이 늘어선 골목
물안개가 퍼지는 골목 풍경물안개가 퍼지는 골목 풍경
물안개가 퍼지는 골목 풍경

골목 한쪽에는 서울역쪽방상담소도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무더위쉼터 운영 안내가 붙어 있는 걸 보면서, 이 동네에 필요한 지원이 실제로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조금은 가늠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역쪽방상담소 입구
서울역쪽방상담소 입구

계단과 좁은 통로들 사이, '나눔가게'라는 이름의 공간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 골목 안에서도 서로 나누고 돕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걸 짐작하게 했습니다.

계단 옆, 나눔가게가 있는 골목 입구
계단 옆, 나눔가게가 있는 골목 입구

📊 이번 플로깅 데이터로 본 우리 골목

이타서울 앱에 기록된 이번 활동의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 총 184개의 쓰레기를 주웠더라고요. 그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건 역시 담배꽁초였습니다.

🚬 담배꽁초 : 125개 (67.9%) / 🔥 소각류 : 27개 (14.7%) / 🥤 플라스틱류 : 4개 (2.2%) / 🍾 유리류 : 3개 (1.6%) / 그 외 항목들 : 나머지 비중

숫자로 보니 체감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골목에서 주운 것 10개 중 7개 가까이가 담배꽁초였다는 뜻이니까요. 어르신들과 나눈 대화 속 '쓰레기 문제'가 막연한 말이 아니라, 실제로 이 골목이 마주한 숫자였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이번에도 무거워진 손

활동을 마칠 즈음, 봉투 안에는 담배꽁초뿐 아니라 이런저런 생활 쓰레기까지 뒤섞여 담겨 있었습니다. 봉투를 정리하며 무엇이 들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활동의 마지막 순서였습니다.

이번 활동에서 주운 것들
이번 활동에서 주운 것들
골목을 나서며
골목을 나서며

2026 따숨이 서포터즈 활동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