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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GNAL 01.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까지 갈까요?

편의점 앞에서, 골목에서, 하천 산책로에서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 하나. 이 쓰레기가 바다까지 갈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에디터 PEARL
2026.09.04·3min 읽기

하나, 바다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것들

편의점 앞에서, 골목에서, 하천 산책로에서 무심코 버려진 쓰레기 하나. 이 쓰레기가 바다까지 갈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양쓰레기'라는 단어는 배에서 버려진 그물이나, 해변에서 직접 버려진 쓰레기를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바다에서 생긴 문제니까 바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실제로 바다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의 상당수는, 바다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됩니다.

매일 마시는 음료 한 병, 무심코 버리는 담배꽁초 하나, 배달음식을 먹고 남은 플라스틱 용기 하나.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정말 바다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둘, 과학이 증명한 '육지에서 바다로'

이 흐름은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국제 학계에서도 이미 정량적으로 검증된 사실입니다.

2015년 국제학술지 Science 에 발표된 젠나 잼벡(Jenna Jambeck) 조지아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전 세계 192개 연안국의 인구밀도와 폐기물 관리 수준을 분석해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을 처음으로 정량화했습니다.

연구 결과, 연안에서 50km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배출한 플라스틱 쓰레기 중 연간 480만~1,270만 톤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중간값인 800만 톤은 조사 대상 192개국의 해안선 1피트(약 30cm)마다 장바구니 5개 분량의 플라스틱을 쌓아올린 것과 맞먹는 양입니다.

(출처=제3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연구(2018, KMI))

이 흐름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해양수산부의 제3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2018,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해양쓰레기의 65.3%는 육상쓰레기가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머지 34.7%만이 어업 등 바다에서 직접 발생한 쓰레기입니다.


셋, 골목에서 해변까지, 쓰레기가 이동하는 길

그렇다면 앞서 확인한 음료병, 담배꽁초, 식기류 같은 물건들은 실제로 어떤 경로를 거쳐 바다까지 도달할까요?

거리나 하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 배수로로, 배수로는 다시 하천으로, 하천은 결국 바다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걸어 다니는 도시의 골목도, 사실은 이 물길 위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즉 문제는 '바다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있는가'가 아니라, '그 쓰레기가 애초에 이 물길 위로 들어서지 못하게 할 수 있는가'로 좁혀집니다.


넷, 그 길목을 막아본 곳
— 충남의 균형발전 우수사례

이 물길을 실제로 막아보려 한 지역이 있습니다. 충남도는 전국 최초로 육상기인 해양쓰레기 유입 차단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바다에 도착한 쓰레기를 나중에 치우는 방식이 아니라, 강과 하천에서 바다로 넘어가는 경계 지점 자체에 개입한 것입니다.

시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충남도는 전국 최초로 지역해양환경교육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류 피해를 겪었던 태안에서는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가로림만이 있는 서산에서는 해양보호생물을, 갯벌을 품은 서천에서는 갯벌 생태계를 중심으로 지역마다 다른 교육을 진행합니다. 물길을 막는 '시설'과,애초에 그 물길로 흘러들 쓰레기 자체를 줄이려는 '교육' —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룬다는 점이 이 사례의 핵심이죠.


다섯, 하나의 쓰레기, 하나의 질문

  •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는지

  • 어떻게 버리는지

  •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 결국 바다에서 무엇으로 발견되는지

이 네 가지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잼벡 연구팀이 전 세계 단위에서 확인한 흐름도, 해양수산부가 국내 단위에서 확인한 흐름도 결국 하나의 사실을 가리킨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도시의 일상과 바다는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 내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컵 하나도, 어쩌면 그 흐름의 시작점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해변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요?


🔗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