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NERGY
권규리, 정소율, Ngo Hai Yen, Nguyen Thanh Thanh Hien
일상 잇템: 자동차·오토바이 타이어
선택한 관점: 문화와 지역 정체성
핵심 질문: 한국과 베트남의 서로 다른 이동문화 속에서 타이어는 어떤 환경문제를 남기고, 그 흔적은 어떻게 바다까지 이어질까요?
01. 왜 ‘자동차·오토바이 타이어’를 선택했을까?

한국과 베트남의 거리를 떠올리면 서로 다른 풍경이 먼저 보여요.
한국의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널리 이용되는 반면, 베트남의 거리에서는 수많은 오토바이가 출퇴근과 통학은 물론 배달, 쇼핑 등 일상의 다양한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한국의 ‘네 바퀴’와 베트남의 ‘두 바퀴’는 단순한 교통수단의 차이를 넘어 두 나라의 도시생활과 이동문화를 보여주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우리는 이 서로 다른 두 풍경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타이어’에 주목했는데요. 자동차에는 일반적으로 4개의 타이어가, 오토바이에는 2개의 타이어가 필요합니다. 크기와 무게는 다르지만 두 나라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동이 계속되는 동안 타이어 역시 계속 도로 위를 달려요.
그런데 타이어의 환경문제는 다 쓰고 버리는 순간에만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달리는 동안 타이어는 도로와 마찰하면서 조금씩 닳아 타이어 마모입자(TWP)를 발생시키는데요. 이렇게 발생한 입자는 도로에 남았다가 빗물과 함께 배수시설과 하천을 거쳐 수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어요. 그리고 타이어의 수명이 끝난 뒤에는 폐타이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남죠.
즉 타이어에는 두 가지 흔적이 있습니다.
달리는 동안 → 타이어 마모입자
다 쓰고 나면 → 폐타이어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 다른 교통생활과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두 나라의 일상적인 이동은 모두 타이어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자동차 중심의 한국과 오토바이 중심의 베트남이라는 문화적 차이가 타이어의 사용과 환경 문제에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도로에서 시작된 타이어의 흔적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02. 네 바퀴의 한국-두 바퀴의 베트남, 두 나라의 교통생활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과 베트남의 교통생활 차이는 숫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요. 한국의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약 2,600만 대인 반면 신고된 이륜차는 약 220만 대 수준입니다. 반대로 베트남에서는 2024년 말 등록 오토바이가 7,700만 대 이상에 이르는데요. 자동차 등록도 증가하고 있지만 오토바이는 여전히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두 나라의 생활방식과 도시환경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요. 한국에서는 광역 도로망과 고속도로가 발달하고, 아파트·대형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주차공간이 갖춰지면서 자동차가 출퇴근뿐 아니라 도시 간 장거리 이동, 대형마트 쇼핑, 가족 단위의 여가와 여행 등 다양한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특히 수도권 외곽이나 도시 간 이동에서는 자동차가 중요한 이동수단으로 활용됩니다.
반면 베트남에서는 좁은 골목과 높은 교통밀도 속에서도 비교적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오토바이가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출퇴근과 통학은 물론 음식·물품 배달, 승차공유 서비스, 시장이나 노변 상점 이용 등 짧고 빈번한 생활 이동에도 폭넓게 활용되죠.
이처럼 두 나라의 도시구조와 도로환경, 소득과 차량 구매·유지 여건, 대중교통 및 교통 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한국의 자동차 중심 생활과 베트남의 오토바이 중심 생활이라는 서로 다른 이동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수많은 자동차와 베트남의 수많은 오토바이가 매일 도로를 달리면서 조금씩 잃어버리는 타이어는 결국 어디로 가는 걸까요?
03. 달리며 남긴 흔적: 타이어 마모입자는 어떻게 바다까지 갈까?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달릴 때 타이어는 차량의 무게를 지탱하며 도로와 계속 마찰해요. 특히 가속하고,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타이어 표면은 조금씩 닳아 작은 입자로 떨어져 나갑니다.
이를 타이어 마모입자(Tire Wear Particles, TWP)라고 해요.
실제 도로에서는 타이어 고무에 아스팔트와 도로 먼지 등이 섞인 타이어·도로 마모입자(TRWP) 형태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한 대가 같은 거리를 달릴 때 발생시키는 마모량에도 차이가 있는데요. 네덜란드 국립공중보건환경연구원(RIVM)이 사용한 도시도로 배출계수에서는 승용차가 132mg/vehicle·km, 오토바이가 60mg/vehicle·km로 승용차가 약 2.2배 높게 추정됐습니다.
우리가 더 주목한 것은 발생한 마모입자가 어디로 가는가예요.
타이어에서 떨어져 나온 입자의 상당 부분은 처음에는 도로와 도로 주변에 남습니다. 그러나 비가 내리면 도로 표면에 쌓여 있던 입자가 빗물에 씻겨 움직이기 시작하는데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시에서는 빗물이 땅속으로 모두 스며들지 못하고 도로를 따라 흐르기 때문에, 마모입자도 다른 도로 먼지와 함께 빗물받이와 배수시설로 이동할 수 있어요.
자동차·오토바이 주행 → 타이어 마모입자 발생 → 도로 표면에 축적 → 비가 입자를 씻어냄 → 도로 유출수 → 빗물받이·배수관 → 하천·하구 → 연안·바다 유입
타이어 마모입자가 도로에서 다른 환경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서울 수도권의 도로먼지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실제 도로에서 타이어·도로 마모입자(TRWMP)가 검출되었으며, 산업지역의 평균 농도는 주거지역보다 약 2.5배 높았어요.
특히 비가 내리면 도로에 쌓인 입자가 빗물과 함께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국내 도로를 대상으로 한 2024년 연구에서는 강우량이 많아질수록 도로에 남아 있는 타이어·도로 마모입자가 감소했는데요. 하루 60mm의 강우 조건에서는 5mm일 때보다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 양이 약 3.75배 많았습니다.
실제 해양환경까지의 이동은 2025년 영국 연안 연구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되었는데요. 연구진은 우수 배수시설에서 타이어 마모입자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연안 표층수와 해양퇴적물에서도 타이어 마모입자를 검출했습니다. 이는 도로에서 발생한 타이어 마모입자가 빗물과 배수시설을 거쳐 하구와 바다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죠.
도로 유출수와 배수시설, 연안 퇴적물 등에서 타이어 마모입자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통해 도로에서 발생한 입자 일부가 강우와 도시 배수체계를 따라 수환경과 연안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요.
따라서 타이어 마모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많이 닳는가”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도로에서 눈으로 보기 어려운 작은 입자가 비를 만나 어디로 이동하고, 도시의 배수체계가 그것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는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해요.
04. 버려진 뒤의 여정: 폐타이어는 어떻게 바다까지 갈까?

타이어가 달리는 동안에는 작은 타이어 마모입자가 발생하지만, 수명이 끝난 뒤에는 크고 무거운 폐타이어 본체가 남아요.
정상적으로 수거된 폐타이어는 재사용되거나 고무·철 등의 원료와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폐타이어가 곧바로 해양쓰레기가 되는 것은 아니죠.
한국에서는 폐타이어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따라 주로 정비소와 판매점 등을 통해 회수됩니다. 수거된 타이어는 재생타이어나 고무분말 등의 원료로 이용되거나 시멘트 제조시설의 보조연료 등으로 활용되는데요. 다만 에너지 회수에 비해 폐타이어를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는 물질재활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2024년부터 타이어 제조업체와 수입업체에 재활용 책임을 부여하는 EPR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요. 그러나 공식적인 수거체계뿐 아니라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를 통한 비공식 수거도 이루어지고 있어, 제도와 실제 수거·처리 현장을 연결하는 관리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이러한 수거·관리체계에서 벗어나 육상에 방치된 폐타이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수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인데요. 폐타이어는 관리되지 않을 경우 도로변·공터·하천 주변 등에 방치되거나 불법 투기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강한 비와 홍수는 폐타이어를 원래 있던 장소에서 수환경으로 이동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타이어 교체 → 폐타이어 발생 → 미수거·방치·불법투기 → 집중호우·홍수 → 배수로·도랑·하천으로 이동 → 하류·하구 → 연안·바다 유입
하천이나 배수로 주변에 방치된 폐타이어는 강우와 홍수 때 흐르는 물에 의해 이동할 수 있어요. 하천으로 들어간 타이어는 중간에 하천변이나 구조물에 걸려 남을 수도 있고, 다시 큰비가 내릴 때 재이동할 수도 있죠. 이러한 이동이 반복되면 일부는 하류와 하구를 거쳐 연안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폐타이어의 해양 유입은 바다에서 시작되는 문제가 아니라 육상에서 시작돼요. 따라서 폐타이어를 공식적인 수거·재활용체계 안에서 관리하고, 도로변과 하천 주변에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05. 씨:큐리티 요원이 제안하는 해결의 실마리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는 타이어가 두 가지 형태로 환경에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달리는 동안에는 → 타이어 마모입자
다 쓰고 나면 → 폐타이어
따라서 해결방법도 두 문제의 특성에 맞게 달라져야 하겠죠.
첫째, 타이어가 불필요하게 많이 닳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적정 공기압과 타이어 상태를 확인하고 급가속·급제동을 줄이는 것은 안전운전뿐 아니라 불필요한 타이어 마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개인차량의 전체 주행거리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둘째, 이미 발생한 마모입자가 바다로 이동하는 길을 줄여야 해요. 도로 청소를 통해 도로에 축적된 입자를 제거하고, 빗물받이와 도로 유출수 처리시설에서 고형물을 포집하는 등 도로와 하천 사이의 이동경로를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장마와 우기가 있는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강우 시 도로 오염물질의 이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죠.
셋째, 폐타이어는 공식적인 수거·재활용체계 안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한국은 기존 회수체계를 유지하면서 물질재활용을 확대하고, 베트남은 새롭게 시행된 EPR과 실제 폐타이어 수거 현장을 연결해 관리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
한국에서는 네 바퀴가, 베트남에서는 두 바퀴가 매일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움직여요. 서로 다른 이동문화를 이해하고, 그 이동이 도로와 하천을 지나 바다에 남길 수 있는 흔적까지 함께 바라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타이어를 통해 발견한 다음 과제입니다.
참고자료
국토교통부. (2026). 자동차등록현황보고. 국토교통통계누리.
Ủy ban An toàn giao thông Quốc gia. (2024). TS Trần Hữu Minh: Lấp khoảng trống bất cập, đảm bảo ATGT cho người đi xe máy.
Youn, J. S., Kim, Y. M., Siddiqui, M. Z., Watanabe, A., Han, S., Jeong, S., Jung, Y. W., & Jeon, K. J. (2021). Quantification of tire wear particles in road dust from industrial and residential areas in Seoul, Korea.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784, 147177.
강태우, & 지원현. (2024). 도로에서 해양 환경까지 이동하는 타이어 마모입자의 농도를 예측하기 위한 실험적 연구.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논문집, 12(2), 196–205.
Wagner, S., Hüffer, T., Klöckner, P., Wehrhahn, M., Hofmann, T., & Reemtsma, T. (2018). Tire wear particles in the aquatic environment—A review on generation, analysis, occurrence, fate and effects. Water Research, 139, 83–100.
Parker-Jurd, F. N. F., Abbott, G. D., Conley, D. C., Xavier, C. M., Pohl, F., & Thompson, R. C. (2025). Characterisation of tyre wear particle transport from road runoff to sea in coastal environments. Marine Pollution Bulletin, 214, 117811.
환경부·한국환경공단.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및 폐타이어 회수·재활용 관련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및 관련 시행령·시행규칙.
Chính phủ Việt Nam. (2022). Nghị định số 08/2022/NĐ-CP quy định chi tiết một số điều của Luật Bảo vệ môi trườ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