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4인이 이타서울에 인터뷰 질문을 보내왔습니다. 그중 한 질문이 이랬습니다. 「줍는 것만으로 환경 위기를 막을 수 없다면, 데이터플로깅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줍는 것만으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데이터플로깅1으로 기록합니다. 기록이 쌓이면 어느 골목에서 어떤 쓰레기가 되풀이되는지 보이고, 그 자리를 바꾸는 근거가 됩니다. 세 동네의 실제 기록으로 그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세 곳은 큰비에 물이 차거나 쓰레기가 하천으로 흘러드는 동네입니다. 이타시티에 시민 기록도 충분히 쌓여 있습니다.

세 곳에 공통으로 보인 것
| 지역 | 주운 개수 | 담배꽁초 |
|---|---|---|
| 관악구 도림천 하천 300m 안 | 1,492개 | 56.3% |
| 동작구 대방동 | 19,964개 | 64.8% |
| 창원시 월영동 | 119,173개 | 65.3% |
세 곳 모두 주운 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담배꽁초였습니다. 활동 횟수는 도림천 245회, 대방동 1,418회, 월영동 16,464회로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세 동네의 개수를 서로 비교하지 않고, 동네마다 무엇이 많은지만 봅니다.

담배꽁초는 가벼워서 무게로 재면 0.7%에 그칩니다. 그래서 이타시티는 품목별 개수를 셉니다.
길에 버려진 꽁초는 비가 오면 빗물받이(우수 유입구)2로 쓸려 들어갑니다. 2023년 12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이타시티에 올라온 빗물받이 사진 제보 602건 중 597건(99%)에서 제보자가 「담배꽁초가 많아요」를 골랐습니다. 빗물받이로 들어간 꽁초는 분류식 하수도3에서는 우수관을 거쳐 하천으로 갑니다. 합류식 하수도에서는 물재생센터로 가지만, 큰비에 합류식 하수 월류(CSO)4가 일어나면 하천으로 흘러듭니다.
1. 관악구 도림천: 하천 가까운 골목의 기록

배경 2022년 8월 8일 집중호우로 도림천 유역에서 8,752세대가 침수되었습니다. 주된 원인은 기록적인 폭우와 하천 수위 상승이었습니다. 빗물받이가 막히면 골목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기록 하천에서 300m 안 골목에서 1,492개가 기록되었고 그중 56.3%가 담배꽁초였습니다. 서원역 아래 하천 굽이, 하천에서 약 50m 떨어진 한 구역(가로 약 90m, 세로 약 110m)에서는 124개 중 99개가 담배꽁초였습니다.
활용 하천과의 거리, 기록된 개수, 꽁초 비중을 함께 보면 먼저 살필 구역을 고를 수 있습니다. 기록이 많이 쌓인 구역일수록 위로 올라오므로 꽁초 비중을 함께 봅니다. 이타서울은 이 목록으로 표류 부이(drifter) 플로티5의 시험 구간을 고르고 있습니다.
2. 동작구 대방동: 침수와 폭염이 겹치는 동네

배경 서울시 침수흔적도6(2010~2025년)를 보면 대방동에는 2010년, 2011년, 2022년, 2023년, 2024년까지 다섯 해에 흔적이 남았습니다. 2022~2025년만 세면 흔적 구역이 387곳, 넓이는 약 22만㎡입니다. 서울시 도시데이터 센서(S-DoT)7로 잰 35도 이상인 날은 대방동이 2025년 27.5일, 2026년 23일로, 서울 센서 전체의 중간값(24일, 17일)보다 많았습니다. 물과 더위, 두 위험이 같은 동네에 겹칩니다.
기록 대방동 안에서 19,964개가 기록되었고 64.8%가 담배꽁초였습니다. 기록은 동네 북서쪽 몇 곳에 몰려 있습니다. 활동이 그곳에 몰렸을 수도 있어, 칸마다 꽁초 비중을 함께 봅니다. 개수가 많은 것은 기록이 많이 쌓였다는 뜻이며, 동네가 더 더럽다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활용 침수 흔적과 꽁초가 되풀이되는 칸을 겹치면, 장마 전에 먼저 점검할 빗물받이 후보를 고를 수 있습니다. 침수 흔적이 있는 칸 59개 중 46개에는 기록이 있습니다. 다만 기록이 가장 많이 쌓인 칸들은 북서쪽에 몰려 있고, 기록이 있는 칸끼리 견주면 침수 흔적 칸은 칸당 중간값 36개로 나머지 칸(68개)의 절반 수준입니다. 그래서 침수 흔적이 많은 남쪽 골목의 기록을 더 쌓는 일이 먼저입니다. 주민은 집 앞 빗물받이 사진을 비 오기 전후에 한 장씩 남기는 것만으로 이 목록을 채울 수 있습니다.
3. 창원 월영동: 기록이 설계 요청서가 되기까지

배경 2024년 5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월영동 일대에 올라온 시민 환경 제보 15건 중 14건에서, 제보자가 장소로 「빗물받이」를, 문제로 「담배꽁초」를 골랐습니다.
기록 경남대 앞 월영동 안에서 119,173개가 기록되었고 65.3%가 담배꽁초였습니다. 가로세로 25m로 더 잘게 나누어 보면, 월영북로 식당가의 한 구역에서 2025년 9월부터 1년 동안 381개가 나왔고 그중 94%가 담배꽁초였습니다.
활용 이 기록으로 창원시에 낼 설계 요청서 초안을 9월에 만들었고, 보내기 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주변에 잠시 쉴 수 있는 의자, 뚜껑 있는 수거함, 안내문을 함께 두고 빗물받이를 점검하는 안입니다. 비슷한 식당가 구역을 비교 구역으로 함께 기록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구청과 함께 할 수 있는 일
- 이타서울이 드릴 수 있는 것: 구역별 좌표와 품목별 개수 목록(CSV), 장마 전 점검할 빗물받이 후보, 바꾼 뒤 같은 자리를 다시 잰 결과.
- 구청이 할 수 있는 것: 빗물받이 점검과 준설8 순서에 후보를 반영하기, 꽁초가 되풀이되는 자리에 수거함이나 안내문 설치를 검토하기.
기록이 도시 회복력으로 이어지는 세 단계
도시 회복력(urban resilience)9은 도시가 재해를 견디고 적응하며 제 기능을 되찾는 힘입니다. 안전을 연구하는 에릭 홀나겔(Erik Hollnagel)과 동료들은 회복력 공학(resilience engineering)10에서 이 힘을 관찰(monitoring), 대응(responding), 학습(learning), 예측(anticipating) 네 능력으로 나눕니다. 원래 공장과 병원 같은 조직의 안전을 위해 만든 틀이며, 여기서는 도시에 빌려 씁니다. 시민 기록은 그중 관찰을 맡습니다. 나머지 세 능력은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 예측: 기록과 침수 흔적을 겹쳐, 큰비가 오기 전에 먼저 볼 빗물받이를 미리 정해 둡니다.
- 대응: 꽁초가 되풀이되는 자리의 설계를 바꿉니다. 월영동 요청서의 쉴 수 있는 의자와 뚜껑 있는 수거함이 그 예입니다. 큰비 예보가 있으면 그 동네 참여자에게 빗물받이를 살펴 달라고 알립니다. 2023년 12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서울의 빗물받이 제보는 비 오는 날보다 단체 활동 날짜에 몰려 있어, 비 오기 전후의 제보가 더 필요합니다.
- 학습: 바꾼 곳과 그대로 둔 곳을 바꾸기 전과 뒤에 각각 여러 번, 같은 방법으로 기록해 견줍니다. 생태 조사에서 쓰는 전후 대조 비교(BACI, Before-After-Control-Impact) 설계11입니다. 날씨나 계절처럼 두 곳에 똑같이 작용하는 변화를 걸러 내려는 방법입니다. 이 결과를 다음 예산과 정책의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이어받는 길
- 문제의식: 학교나 집 근처에서 빗물받이 한 곳이나 골목 한 구역을 정해, 4주 동안 같은 요일과 시간에 기록합니다.
- 설계: 기록으로 쓰레기가 되풀이되는 자리를 찾고, 무엇을 어디에 바꾸면 좋을지 한 장짜리 제안서로 씁니다.
- 정책: 그 제안을 구청, 지역 청소년참여위원회, 국민신문고 가운데 한 곳에 냅니다. 바꾼 뒤 다시 기록해 결과를 보여 주면 다음 정책을 논의할 근거가 됩니다.
기록 앱: 이타시티(ita.city). 주운 품목을 하나씩 세면 위치와 시각은 자동으로 남고,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준비물: 집게, 장갑, 봉투.
안전: 보호자나 선생님과 함께 하고, 차도 쪽과 빗물받이 덮개 위에는 서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것은 집게로만 집습니다.
이 일은 어느 분야의 일인가
줍는 일만 보면 봉사활동이지만, 기록으로 도시를 바꾸는 데까지 보면 도시와 환경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일입니다. 빗물받이와 침수는 토목과 환경공학의 우수 관리(stormwater management), 어디부터 개선할지는 환경계획과 도시계획, 의자와 수거함을 두는 일은 공공디자인과 조경, 시민이 기록하고 지도로 묶는 일은 시민과학(citizen science)과 공간 정보 분석(GIS)이 맡습니다. 어느 길로 가든 지금 하는 기록이 첫 연습입니다.
후속 분석: 같은 방법을 서울 426개 행정동 전체로 넓혀, 침수 흔적 칸에 시민 기록이 얼마나 닿았는지 확인했습니다. 서울 침수 흔적 4,894칸, 시민 기록은 얼마나 닿았나
1. 데이터플로깅: 줍는 활동(플로깅)을 하면서 무엇을 어디서 몇 개 주웠는지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입니다.
2. 빗물받이(우수 유입구): 도로 가장자리에서 빗물을 받아 땅속 관으로 보내는 구멍입니다.
3. 분류식과 합류식 하수도: 분류식은 빗물 관과 생활하수 관이 따로 있고, 합류식은 한 관으로 함께 흐릅니다.
4. 합류식 하수 월류(CSO): 큰비에 합류식 관이 넘쳐, 처리되지 않은 물이 하천으로 흘러 나가는 일입니다.
5. 표류 부이(drifter): 물에 띄워 흘러가는 길과 속도를 위치 기록으로 남기는 장치입니다. 이타서울의 장치 이름이 플로티입니다.
6. 침수흔적도: 과거에 실제로 물이 찬 자리를 지도에 남긴 서울시 자료입니다.
7. S-DoT: 서울 곳곳의 길가에 단 서울시 센서입니다. 기상청 관측과 설치 높이와 조건이 달라 같은 센서끼리만 견줍니다.
8. 준설: 빗물받이나 관 바닥에 쌓인 흙과 쓰레기를 파내는 일입니다.
9. 도시 회복력: 도시가 재해를 견디고 적응하며 제 기능을 되찾는 힘입니다.
10. 회복력 공학과 네 능력: 관찰은 지금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는 것, 대응은 일이 생겼을 때 손쓰는 것, 학습은 겪은 일에서 배우는 것, 예측은 앞으로 올 위험을 미리 그려 보는 것입니다.
11. BACI 설계: 바꾼 곳과 그대로 둔 곳을 바꾸기 전과 뒤에 함께 재서, 날씨나 계절처럼 두 곳에 똑같이 작용한 변화를 걸러 내는 조사 방법입니다.
12. 격자 집계: 지도를 같은 크기의 칸으로 나눠 칸마다 기록을 더하는 방법입니다.
주운 개수는 참여자가 들인 노력의 양이며, 그 동네 쓰레기 전체의 양은 아닙니다. 담배꽁초는 빗물받이를 막는 요인으로 말하며, 실제 침수 피해를 얼마나 키우는지는 아직 측정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집계했나
이타시티는 시민이 주운 자리의 좌표와 품목별 개수를 기록합니다. 이 글은 그 기록을 위경도 0.001도 격자 집계(grid aggregation)12로 묶었습니다(칸 하나가 가로 약 90m, 세로 약 110m). 대방동과 월영동은 칸의 중심이 행정동 경계 안에 드는 칸만, 도림천은 칸의 중심이 하천선에서 300m 안에 드는 칸만 셌습니다. 기록은 2026년 10월 26일까지의 누적입니다.
자료
이타시티 시민 기록(사단법인 이타서울, CC BY-NC 4.0, 2026년 10월 26일 조회). 서울시 침수흔적도(서울 열린데이터광장, 2015년과 2021년 자료 없음, 2022년 자료는 다른 해보다 잘게 나뉘어 기록됨). 서울시 도시데이터 센서 S-DoT(각 해 6월 29일부터 8월 23일까지, 기상청 관측과 설치 조건이 달라 S-DoT 센서끼리만 견줌). 2022년 도림천 유역 침수 세대 수는 중앙일보 보도(2026년 7월 23일). 행정동 경계 vuski/admdongkor, 도로와 하천선 OpenStreetMap.
참고: E. Hollnagel, J. Pariès, D. D. Woods, J. Wreathall 편, Resilience Engineering in Practice(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