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씨큐리티 한지혜입니다.
오늘은 ‘죽음의 그물’이라고 불리는 폐어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폐어망은 말 그대로 어업 활동에 사용된 다음 버려진 어망(그물)을 말하는데요, 대량 조업을 가능하게 하는 편리한 도구이지만 제대로 폐기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버려지게 되면 심각한 환경 오염을 초래한답니다. 왜 폐어망이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는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현대 어업의 필수품 대형 그물

출처: 픽사베이
전 세계 수산물 생산량은 2020년 기준 1억 7,800만 톤입니다. 어떻게 이 많은 양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바로 대량 조업과 대량 양식을 통해서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량 조업은 아직 명확한 규모 기준이나 분류 체계는 없지만, 대규모로 물고기를 잡는 작업을 통칭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량 조업 방식 중 하나는 ‘괴물 어선’ 이라는 어선을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괴물 어선으로 딱 한 번만 작업을 진행해도 약 3,000톤의 어획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일부 국가의 1년치 어획량과 맞먹는 수치이죠. 일부 거대 괴물 어선의 그물 길이는 63빌딩 높이의 두 배로, 약 600미터에 달한다고 합니다.
‘트롤 어선’은 또 다른 대량 조업의 방식입니다. 비닐 봉투 모양의 거대한 그물이 해저를 밑바닥부터 훑으며 지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하죠.
이와 같은 대량 조업 방식은 치어와 멸종위기 어종까지 잡는 혼획⸱남획 문제는 물론, 해양 생물 서식지와 산호 지대 파괴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해양 쓰레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죽음의 덫이 된 ‘유령 그물’

출처: 삼성전자
그럼 왜 대형 어업에 사용되는 그물이 심각한 해양 쓰레기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일까요? 바로 적절하게 폐기되지 않고 바다에 그냥 버려지거나 유실된 채 수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가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바다에 유입되는 플라스틱은 1,200만 톤으로, 그 중 폐어망은 전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10%를 차지하는 규모인 64만 톤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거대한 규모의 폐어망은 태평양 대형 쓰레기 섬의 46%를 차지하기도 해요.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폐어망은 ‘유령 그물(Ghost nets)’라는 별칭을 얻는데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썩지 않는 채 바다를 부유하다가 해양 생물의 몸 속으로 들어가거나 몸을 휘감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덫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8년 멕시코 수역에서는 바다거북이 약 300마리가 폐어망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되었고, 해마다 바닷새 100만 마리, 고래와 물범 등 해양 포유 동물도 10만 마리씩 폐어망에 걸려 죽음을 맞이한다고 합니다. 겨우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폐어망에 지느러미나 다리가 잘리거나, 큰 상처를 입은 채 불구가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바닷속 뿐만 아니라 해변가에도 폐어망이!

출처: 픽사베이
폐어망은 바닷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해변까지 떠내려오기도 합니다. 혹은 해변가에 직접 버려지는 폐어망도 있죠.
폐어망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부식되거나 청소 생물이 폐어망에 걸린 사체를 분해해 무게가 가벼워지면 폐어망은 해수면으로 떠오르게 되고, 해안가까지 밀려오게 됩니다.
실제로 씨큐리티 활동을 하면서도 대형 폐어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모래사장 속에 파묻혀 있는 폐어망을 꺼내는 것부터 쉽지 않을뿐더러 운반에도 큰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거대한 폐어망을 조각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작은 플라스틱 섬유들이 또 발생하기도 하죠.
이렇게 해안가에 버려진 폐어망은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해수욕을 즐기러온 관광객들에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튀어나온 그물에 발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그물에 끼인 해산물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1950년대까지는 그물이 천연 섬유로 만들어져 바닷속에서 자연스럽게 부패되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학 섬유나 플라스틱 섬유로 대체되면서 폐어망으로 인한 피해는 더욱 극심해졌다고 해요.
폐어망 문제를 처리하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해요!

출처: 픽사베이
‘죽음의 그물’ 폐어망 문제를 처리하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정부 차원에서 폐어망을 수거하거나, 다양한 기업들이 나서서 폐어망을 재활용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바다에 폐어망을 버리지 않고 적절하게 폐기하는 것입니다.
적절하게 폐기하지 않은 폐어구는 비단 환경 오염뿐만 아니라 선박의 프로펠러 등 설비에 얽히거나 잠수부의 몸에 걸려 해양 안전 사고까지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993년에는 해면에 떠 있던 그물이 서해훼리호의 스크루에 걸려 배가 전복됐고, 29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최악의 해상사고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죠.
우리나라의 경우 보증금 제도 도입, 해양 쓰레기 전처리 시설 구축, 정화 사업 확대, 친환경 어구 도입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인식 개선과 체계적인 지원 도입입니다. 실제로 한 어민은 인터뷰를 통해 “한 달 이상 바다에 있어야 하는데 그때까지 폐어망을 보관하는 게 쉽지 않다“고 이야기했고, 분리배출을 잘 해도 수거가 잘되지 않는다며 성토했습니다. 반대로 수거 업체들은 분리배출이 미흡하다며 책임을 서로 미루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폐어망이 더 이상 죽음의 그물이 되지 않도록, 편리한 분리배출 시스템 도입과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까지 씨큐리티 한지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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