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클리어! “덤벼라, 코로나 트래시” 일회용품 쓰레기와 맞짱뜨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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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이난초 원태경 기자

식당 등에 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포장해 온 경험을 공유한 인스타그램 사진들과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자원봉사자들의 인증사진. 인스타그램, 미션클리어 캡처.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마스크, 1회용품 배달 용기 등 일회용품이 우리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물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일상에 스며든 결과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로 이어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11.2%, 플라스틱 페기물 발생량은 13.7% 증가했다. 마스크와 비닐장갑과 같은 위생을 위한 일회용품과 함께 음식 배달과 택배 등이 늘어난 여파다. 지난해 택배 증가율은 20.2%였고, 음식배달은 2018년 대비 76.8% 급증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환경과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일까.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에 직접 행동하려는 시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민 개개인이 주체로 나서 보여주는 다양한 행동과 노력은 SNS 등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받아들여지며 번지고 있다. ‘제로웨이스트’ ‘플라스틱 프리’ ‘리사이클링’ ‘플로깅’ 등 쓰레기 감축에 직접 나서고 있는 이들을 만나봤다.


“한번 몸을 낮춰 쓰레기를 주워보세요”

사단법인 이타서울 대표 한유사랑(37)씨는 청년들과 함께 비대면 ‘데이터 플로깅’을 주도하고 있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다(plocka upp)과 조깅(jogging)을 합쳐 만든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주워 건강과 환경 모두를 지키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스웨덴을 시작으로 북유럽,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됐다. 한국에서는 ‘줍깅’이라고도 불린다.


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환경과 기후, 개인의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하다 기존 플로깅에서 한발 더 나간 ‘데이터 플로깅’을 기획했다. 데이터 플로깅은 ‘환경과 데이터를 함께 줍다’라는 의미로, 플로깅을 하면서 스스로 수거한 쓰레기의 수거 위치, 종류, 시간 등의 정보를 웹앱을 통해 기록하고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미션클리어. 이타서울 제공


데이터화를 접목한 첫 이유는 ‘봉사자가 봉사의 기록을 간직할 수 있게 하자’는 차원이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좋은 마음을 세상 어딘가에 기록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봉사와 환경보호의 마음을 양으로 치환해 봉사자들에게 봉사의 경험을 기록으로 되돌려 주는 수단으로 데이터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션클리어 캡처. 이타서울 제공


이렇게 시작된 ‘봉사의 기록’은 우리 주변의 쓰레기가 어디서 얼마나 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가 됐다. 2020년부터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는 1만4000여개 환경 활동 데이터를 기록하고 있다. 총 9가지 분리배출 품목별로 나눠 일시, 장소 등이 기록된다.


실제 웹에서는 쓰레기를 많이 주운 순으로 랭킹화돼 참여자들이 ‘재미’도 느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한 대표는 “쓰레기 줍기를 봉사, 환경보호, 사회 문제 등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대신 상위 등급에 도달하려고 미션을 클리어하는 식의 게임처럼 받아들이는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버려진 담배꽁초들. 이타서울 제공


‘이타서울’은 담배꽁초 관련 데이터와 재활용 방안을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크기가 작은 데다 무단 투기가 곳곳에서 이뤄지는 담배꽁초는 현재까지 수집된 쓰레기 데이터 중 가장 고질적이고 골칫덩어리로 확인됐다.


대부분 담배의 필터 부분은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성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담배꽁초가 비나 바람을 통해 하수구로 흘러 들어가면 거름장치 없이 강으로 유입된 후 결국 바다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는 미세플라스틱이 돼 다시 우리 몸속으로 돌아온다는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관련 문제를 인지하고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선한 방향의 캠페인, 수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깅 하는 모습. 이타서울 제공


한 대표는 특히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깨끗하고 올바른 지속가능한 사회”라면서 “개인이 모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시작은 어렵지만 한번 몸을 낮춰서 쓰레기를 주워보면 내 주변이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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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이난초 원태경 기자